기술은 세상을 바꾸는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동시에 사람을 배제하는 가장 매서운 칼날이 될 수 있다.
특히 퇴직자에게 기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사회 전반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행정, 금융, 의료, 소통 등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것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었고,
이 변화는 퇴직자들에게 낯설고 위협적인 환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은퇴 후에도 안정적이고 존엄한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기술은 도전이자 장벽이다.
그러나 이 기술을 적으로 대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동반자로 삼을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 글에서는 퇴직자가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하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기술을 삶의 도구로 전환하는 전략을 함께 모색해 본다.
퇴직자와 기술의 충돌: 거부감은 어디서 시작되는가?
대부분의 퇴직자는 기술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기 조작을 어려워해서가 아니라,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그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실제로 스마트폰의 업데이트, 앱의 인터페이스 변화, 보안 인증 절차 등은 고령층에게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이러한 불편함은 결국 기술 자체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이어지며, ‘나는 원래 못해’라는 인식이 고착된다.
그러나 퇴직자들이 기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퇴직자들을 이해하지 못한 결과다.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는 20~40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고령층의 사용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상황은 퇴직자에게 기술이 ‘적’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따라서 기술에 대한 거부감은 개인의 능력 문제가 아닌, 디지털 설계의 배제 구조에서 비롯된 사회적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기술을 ‘도구’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의 중요성
퇴직자가 기술을 동반자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술은 이해하기 어려운 ‘신기술’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하나의 ‘도구’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병원 예약 앱을 통해 대기 시간을 줄이거나,
금융 앱을 통해 은행 방문 없이 이체를 처리하는 방식은 실제로 삶의 질을 개선한다.
이러한 실용적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을 접하게 되면, 퇴직자는 기술을 통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게 된다.
또한 기술을 ‘내가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제하는 것’으로 느낄 때 공포가 생기므로,
사용자가 주도권을 갖도록 설계된 경험이 중요하다.
퇴직자에게는 설명이 잘된 튜토리얼, 반복할 수 있는 학습 환경, 그리고 ‘질문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안전감이 필요하다.
기술이 인간 중심으로 설계될 때, 비로소 퇴직자는 기술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퇴직자 맞춤형 디지털 역량 강화가 절실한 이유
기술이 동반자가 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기 활용 능력 이상이 필요하다.
퇴직자에게 필요한 것은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 즉 정보의 진위를 파악하고, 기술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며,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종합적 역량이다. 최
근 증가하는 스미싱 문자, 가짜 뉴스, 금융사기 등은 디지털 정보에 대한 비판적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을 노린다.
퇴직자들이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사용법 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지역 커뮤니티에서 정기적인 디지털 학습 모임을 만들고, 같은 또래끼리 함께 배우는 형식의 학습은 훨씬 효과적이다.
또한 일회성 강의보다 반복적인 실습 중심 교육이 실제 사용에 더 도움이 된다.
이러한 접근은 단지 기술을 사용하는 법을 넘어서, 퇴직자가 디지털 사회에서 독립적인 시민으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기술을 통한 사회적 연결 회복: 동반자의 또 다른 역할
퇴직자에게 있어 기술은 단지 생활의 편의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회적 연결을 회복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은퇴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사회적 관계는 고립과 우울증,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그러나 기술은 퇴직자의 사회적 참여를 가능하게 한다.
영상 통화로 손주와 얼굴을 보며 소통하거나, SNS를 통해 과거 동료와 재연결하거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전문 지식을 공유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낸다.
또한 재능기부, 온라인 교육, 봉사 플랫폼 참여 등은 퇴직자에게 사회적 역할의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기술은 이제 소외를 방지하는 ‘사회적 안전망’이 되었고, 이러한 기능은 퇴직자들에게 필수적인 자산이 된다.
기술은 거리를 좁히고, 세대 간의 간극을 줄이며, 퇴직자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존재임을 증명한다.
퇴직자와 기술의 미래: 두려움이 아닌 선택의 문제
기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고, 그 속도는 멈추지 않는다.
앞으로도 인공지능, 자동화,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의 기술이 생활 깊숙이 침투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를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다.
퇴직자라고 해서 기술을 외면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풍부한 경험과 연륜을 기술과 결합한다면, 젊은 세대와는 또 다른 방식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60대 이상의 유튜버, 블로거, 디지털 작가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퇴직자는 더 이상 ‘비 기술 세대’가 아니라,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주체로 거듭날 수 있는 세대다.
기술을 적으로 규정하는 순간, 퇴직자는 고립된다. 그러나 기술을 동반자로 인정하는 순간, 새로운 기회와 연결이 열린다.
이제 선택은 퇴직자 본인에게 달려 있다.
맺음말 요약
퇴직자에게 기술은 낯설고 두려운 대상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적 설계의 배제 구조에서 기인한 것이지,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다.
기술은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동반자적 도구다.
퇴직자가 기술을 받아들이는 순간, 사회적 연결, 경제 활동, 자존감 회복이라는 세 가지 문이 함께 열린다.
기술은 이제 퇴직자의 삶을 이어주는 가교이며, 두려움이 아닌 기회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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